[만두를 또 먹어요?]#3 찍는 사람, 먹는 사람_ 요즘 먹고 찍는 일에 관하여 / 만오데

2022-04-06



나는 현대사회의 음식을 과장을 조금 보태 '찰칵, 찰칵, 찰칵'이라고 정의한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10%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503만개의 글과 사진이 줄줄이 매달려 있는 인스타그램의 대표 해시테그 #푸드스타그램 이 바꿔놓은 우리 식탁의 풍경은 다음과 같다. 선 촬영 후 토크. 주문한 음식이 테이블에 오르면 열띈 취재진처럼 달려든다. 향공샷, 접사, 인물샷이 끝나면 온갖 각도의 동영상과 릴스 촬영이 이어진다. 찰칵, 찰칵, 차차차차차찰칵, 딩동.


여기 찰칵거리기 좋아하는 또 한명의 인물이 있다. 1년전부터 취미스타그램, 백수스타그램을 빙자한 푸드스타그램을 운영해온 만오데. 이 도시의 삶이 가끔은 너무 복잡하다가도 출근-퇴근-출근이 예측 가능해 이를 그만두고 싶을 때, 훌륭한 도피처가 되어준 만두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왔다. 더 구체적으로는 그날의 분위기를 오래도록 붙잡아 꼭꼭 씹어먹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분명 5초컷 입으로 직진이던 예전과는 달리, 음식이 식어가는 걸 알면서도 찍고, 또 찍고, 더 찍는다. 반성한다.


화창하게 맑았던 몇 일 전, 한동안 먹고 찍는 일로 방황했던 마음이 동기화되는 날이었다. 오후 1시, 점심시간을 지난 동네 만두집에 갓 백수가 된 친구와 앉아 황금빛 군만두에 생맥주 두 잔을 걸치며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는 담기지 못 할 다정함을 나눴다. 내 모든 것을 빠짐없이 드러내고 "나 그때 사실 이랬었어…"로 시작되는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때면, 테이블 위엔 그 어떤 전자음도 끼어들 틈이 없다는 사실. 그걸 사진 한 장 찍지 않은 채로 접시를 비우고 나서야 깨달았다.


서로의 별일 없는 일상을 축하하고 따스한 응원을 건네는 사람과의 맛있는 시간을 통해, 왠지 모르게 맛있는 먹는 기분을 빼앗긴 날들에게 긴 안녕을 고할 수 있었다. 이번 봄, 저랑 맛있는 만두 먹지 않을래요? 


ⓒ 만오데




만오데 @mandoo_of_the_day

7년간 성실히 회사와 집을 오가다 ‘더 이상 이렇게는 싫어’를 외치곤 돌연 퇴사, 황홀한 갭이어를 보내고 있다. 지붕 아래 똑같은 만두와 돈까스가 없다는 생각으로 조선팔도를 뚜벅이로 먹어내고, 걸어내는 중이다. 배 빵빵 마음 빵빵한 풀자극의 시절이 퍽 마음에 든다. 좋아하는 걸 계속 좋아하는 삶을 꿈꾸며 운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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