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어도 맛있습니다]#4 배달음식1: 다 똑같은 리뷰 속 찐맛집 찾기 / 정지음

2022-04-27


사람마다 배달 음식 어플에서 맛집을 가려내는 기준이 다른 것 같다. 친동생은 무조건 '주문 많은 순'으로 결과값을 정렬한다. 어떤 친구는 맛 보장이 안 되는 신규 업소를 거르고, 동네에서 오래 장사한 집 음식만을 골라 시킨단다. 나의 경우는 아무 생각이 없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낭패를 자주 겪었다. 매번 실망스러운 음식이 도착하는 것이었다. 

 

손가락 두어개로 대충 고른 음식들은 대부분 맛이 없거나 너무 맵거나 지나치게 많았다. 그래서 입보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양이 많았다. 이런 짓을 반복하다 보니, 나중에는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미리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아직 안 먹었는데도 먹고 난 후의 후회가 예상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음식에는 죄가 없었다. 모든 것은, 내가 배달 음식 서비스를 좀 더 현명하게 이용한다면 느끼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요즘은 대부분의 업체가 별점 관리를 하기에 평점 기준으로 맛집을 가르자면 변별력이 없었다. 서비스 명목으로 공짜 사이드 메뉴를 제공하는 곳은 더더욱 나를 헷갈리게 했다. 그래도 거듭 읽다 보니, 범람하는 칭찬 리뷰 속에서도 좀 더 진실한 표현들을 찾을 수 있었다. 

 

"ㅇㅇ동에서는 이 집만 먹어요"

"애기 재우고 남편이랑 몰래 시켜 먹었어요"

"원래도 자주 포장하는 집이에요"

"이 집 때문에 살쪘어요"


라는 식의 스토리텔링 리뷰가 많은 집을 골라 시키면 실패 확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생각도 입맛도 워낙 주관적인 것이니 확실하다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무성의한 맛의 식당을 골라내는 데엔 도움이 되었다. 의외로 "맛있어요"라는 네 글자는 기준이 되지 못했는데, 나 역시 리뷰 이벤트 대가로 후기를 적을 때엔 냅다 그 말부터 쓰고 보기 때문이었다. 

 

한없이 화면을 넘기며 리뷰글을 훑다 보면 '이럴 일인가' 싶기도 하다. 궁극의 한 끼를 찾아 정보의 늪을 훑어 내리는 시간이 정작식사 시간보다 길어지는 것이다. 어차피 오늘 저녁에도 내일 아침에도 먹을 텐데 내가 왜 이리 분석적으로 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 배달 어플을 켜고 한참을 머문다.




정지음 @jee_umm

작가. 1992년 5월 출생. 에세이 『젊은 ADHD의 슬픔』『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를 썼습니다. 일년의 반은 대충 먹고 나머지 반은 공들여 먹습니다. 먹는 일에 기쁨과 피로를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1인 가구입니다.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