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저 H comment: 이번 글에는 총 열 군데의 샌드위치 가게가 언급 되어 있습니다. 궁극의 샌드위치 레시피를 찾는 독자 여러분들의 여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ㅡ 썬릿, 어스핸드위치, 오린지, 우스블랑, 위치스, 604서울, 제뉴어리 피크닉, 파트원나이스, PRD, 카데트 (가나다순) |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좋아하는 음식이 겨우 샌드위치냐고? 글쎄. 바쁜 현대인들에게 대충 끼니 때우기 용 요깃거리 취급을 받는 게 샌드위치 입장에선 좀 억울할 것도 같다. 생각해보면 꽤 훌륭한 음식인데 말이다. 편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기에도 용이하다. 가장 큰 장점은 뭘 넣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무한한 확장성에 있다. 즉, 내가 좋아하는 재료가 들었으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나는 샌드위치에 제법 진심이다. 맛있다고 소문난 가게들을 50군데쯤 찾아다니며 내가 맛본 샌드위치들만 모아 기록해두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별도로 있을 정도다. 그 맛을 기억해 뒀다가 집에서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때 응용해보는 편이다. 먹어본 만큼은 안다고, 적어도 내 입맛에는 실패한 적 없는 필승 레시피를 공유해본다.
먼저 빵을 준비한다. 빵을 고르는 건 샌드위치라는 그림을 어떤 도화지 위에 그릴 지를 정하는 과정과도 같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나는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선호하긴 하는데 사실 빵 종류보다 중요한 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빵'을 고르는 거다. '카데트' 바게트와 '우스블랑' 크로와상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어보고 맛있는 빵 자체가 음식 전체의 맛을 확 끌어올린다는 걸 실감했다.
그다음은 단백질을 공급해줄 메인 재료인데, 아무래도 무난한 건 닭고기다. 담백하게 먹고 싶을 땐 '위치스' 캘리포니아 치킨 샌드위치처럼 빵 사이에 닭가슴살이 촉촉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진한 육질을 느끼고 싶다면 'PRD' 닭다리 스테이크 샌드위치 같은 시도도 괜찮다. 계란도 어디에나 어울리는 만능 치트키다. 일본 타마고산도와 흡사한 '오린지' 계란 샌드위치처럼 퐁신퐁신한 식감을 극대화할 수도 있고, '어스핸드위치' 에베카도 오픈 샌드위치 위에 올려진 수란처럼 반숙 노른자를 줄줄 흐르게 하는 것도 먹는 재미와 풍미를 더해준다.
채소는 로메인에 토마토 정도면 실패는 없는데, 확실한 성공을 바란다면 꼭 들어가야 하는 필수 재료가 바로 아삭한 식감을 주는 양파와 사과다. 얇게 썬 양파는 물에 담가 아린 맛을 빼고 넣으면 입맛을 리프레쉬시켜준다. '제뉴어리 피크닉' 그린델발트 샌드위치를 맛보고 얻은 팁이다. 사과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준 샌드위치에 꼭 들어갔던 재료인데 상큼하고 경쾌한 맛을 더해준다. '썬릿' 브레첼 샌드위치처럼 사과를 얇게 썰어 넣으면 쌉싸름한 다른 채소 맛을 중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모든 샌드위치에 치즈가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모든 맛있는 샌드위치에는 치즈가 들어있더라. '604서울' 그릴드 치즈 토스트 같이 풍미 있는 치즈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사실 냉장고에 있는 아무 치즈나 넣어도 괜찮다. 한쪽 빵 위에 얹어 미리 살짝 녹여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마지막을 장식해줄 대망의 소스. 내가 좋아하는 조합은 전반적으로 매콤 짭짤 새콤한 간을 더해주는 홀그레인 머스터드에 약간의 달콤함을 얹어줄 블루베리잼이다. 블루베리 소스가 킥인 '파트원나이스'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맛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딸기잼이 들어간 샌드위치에서는 어쩐지 매점 간식 같은 장난스러움이 느껴진다면, 블루베리잼은 진지한 맛 속에 유머 한 꼬집을 더해주는, 좀 더 성숙한 느낌이랄까. 적당히 새콤달콤하면서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지는 맛이다.
지금까지 샌드위치 진심러의 레시피로 근사한 샌드위치 하나를 완성해봤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샌드위치의 가장 큰 장점은 DIY,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Do it yourself'해도 된다는 거다. 당신이 고른 빵 위에는 어떤 재료들을 얹고 싶은지, 궁극의 샌드위치 레시피가 궁금해진다.

ⓒ 이리터
이리터 @jc_highlight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맛있는 커피와 맥주가 있는 곳 어디든 찾아 갈 준비가 돼있습니다. 지난 음료들의 맛과 분위기, 한 모금 들이키고 난 후의 생각들을 브런치 매거진 <지도 위에 별표>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jc_카페투어'로 기록합니다.
이번 글에는 총 열 군데의 샌드위치 가게가 언급 되어 있습니다.
궁극의 샌드위치 레시피를 찾는 독자 여러분들의 여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ㅡ 썬릿, 어스핸드위치, 오린지, 우스블랑, 위치스, 604서울, 제뉴어리 피크닉, 파트원나이스, PRD, 카데트 (가나다순)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좋아하는 음식이 겨우 샌드위치냐고? 글쎄. 바쁜 현대인들에게 대충 끼니 때우기 용 요깃거리 취급을 받는 게 샌드위치 입장에선 좀 억울할 것도 같다. 생각해보면 꽤 훌륭한 음식인데 말이다. 편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기에도 용이하다. 가장 큰 장점은 뭘 넣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무한한 확장성에 있다. 즉, 내가 좋아하는 재료가 들었으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나는 샌드위치에 제법 진심이다. 맛있다고 소문난 가게들을 50군데쯤 찾아다니며 내가 맛본 샌드위치들만 모아 기록해두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별도로 있을 정도다. 그 맛을 기억해 뒀다가 집에서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때 응용해보는 편이다. 먹어본 만큼은 안다고, 적어도 내 입맛에는 실패한 적 없는 필승 레시피를 공유해본다.
먼저 빵을 준비한다. 빵을 고르는 건 샌드위치라는 그림을 어떤 도화지 위에 그릴 지를 정하는 과정과도 같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나는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선호하긴 하는데 사실 빵 종류보다 중요한 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빵'을 고르는 거다. '카데트' 바게트와 '우스블랑' 크로와상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어보고 맛있는 빵 자체가 음식 전체의 맛을 확 끌어올린다는 걸 실감했다.
그다음은 단백질을 공급해줄 메인 재료인데, 아무래도 무난한 건 닭고기다. 담백하게 먹고 싶을 땐 '위치스' 캘리포니아 치킨 샌드위치처럼 빵 사이에 닭가슴살이 촉촉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진한 육질을 느끼고 싶다면 'PRD' 닭다리 스테이크 샌드위치 같은 시도도 괜찮다. 계란도 어디에나 어울리는 만능 치트키다. 일본 타마고산도와 흡사한 '오린지' 계란 샌드위치처럼 퐁신퐁신한 식감을 극대화할 수도 있고, '어스핸드위치' 에베카도 오픈 샌드위치 위에 올려진 수란처럼 반숙 노른자를 줄줄 흐르게 하는 것도 먹는 재미와 풍미를 더해준다.
채소는 로메인에 토마토 정도면 실패는 없는데, 확실한 성공을 바란다면 꼭 들어가야 하는 필수 재료가 바로 아삭한 식감을 주는 양파와 사과다. 얇게 썬 양파는 물에 담가 아린 맛을 빼고 넣으면 입맛을 리프레쉬시켜준다. '제뉴어리 피크닉' 그린델발트 샌드위치를 맛보고 얻은 팁이다. 사과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준 샌드위치에 꼭 들어갔던 재료인데 상큼하고 경쾌한 맛을 더해준다. '썬릿' 브레첼 샌드위치처럼 사과를 얇게 썰어 넣으면 쌉싸름한 다른 채소 맛을 중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모든 샌드위치에 치즈가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모든 맛있는 샌드위치에는 치즈가 들어있더라. '604서울' 그릴드 치즈 토스트 같이 풍미 있는 치즈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사실 냉장고에 있는 아무 치즈나 넣어도 괜찮다. 한쪽 빵 위에 얹어 미리 살짝 녹여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마지막을 장식해줄 대망의 소스. 내가 좋아하는 조합은 전반적으로 매콤 짭짤 새콤한 간을 더해주는 홀그레인 머스터드에 약간의 달콤함을 얹어줄 블루베리잼이다. 블루베리 소스가 킥인 '파트원나이스'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맛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딸기잼이 들어간 샌드위치에서는 어쩐지 매점 간식 같은 장난스러움이 느껴진다면, 블루베리잼은 진지한 맛 속에 유머 한 꼬집을 더해주는, 좀 더 성숙한 느낌이랄까. 적당히 새콤달콤하면서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지는 맛이다.
지금까지 샌드위치 진심러의 레시피로 근사한 샌드위치 하나를 완성해봤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샌드위치의 가장 큰 장점은 DIY,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Do it yourself'해도 된다는 거다. 당신이 고른 빵 위에는 어떤 재료들을 얹고 싶은지, 궁극의 샌드위치 레시피가 궁금해진다.
ⓒ 이리터
이리터 @jc_highlight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맛있는 커피와 맥주가 있는 곳 어디든 찾아 갈 준비가 돼있습니다. 지난 음료들의 맛과 분위기, 한 모금 들이키고 난 후의 생각들을 브런치 매거진 <지도 위에 별표>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jc_카페투어'로 기록합니다.